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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게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이젠 압니다.

인간, 우리에게로의 여행

by 빈손..binson 2018. 2. 1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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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어렵습니다. 나이도 녹녹치 않은 마흔이 넘어,더군다나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말입니다. 아마 그런 생각을 가지는 것 조차가 너무 큰 기대이고 사치이다고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 중에는 너무 상처를 받아서, 또는 친구의 그 친밀함을 누려보지 못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미리 짐작을 해봅니다. 

   가족도, 아는 사람도 없는 다른 나라에서 오직 아이들과만 십년을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친구의 부재였습니다. 노력도 해보고 시도도 해보고 참아도 보고 기다리게도 했지만 결국은 너무 힘들다는개 나의 결론입니다. 이래야 친구라는 나의 기준 색안경이 너무 짙어 진걸까요? 조금씩 조금씩 짙어진 나의 기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무슨 심사기준이나 시험처럼 작동이 되어 버려,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나 스스로에 대한 위장과 함께 나의 마음을, 나의 눈을 점점 더 짙어진 썬그라스처럼 앞을 덮어서 그들이 나에게서 튕겨 나가게 한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요즈음, 그리고 이 겨울에, 나에게 큰 위안이 되는 정말 평생의 친구같은 감정을 가지게하는 물건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크레메카르테"라는 YES24의 이북리더기입니다. 한국의 책을 한국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려볼 수 있는 굉장한 물건입니다. 핸폰이나 컴으로는 한시간만에 눈이 불이 나던데 이걸 사용하면 밤새도 끄떡이 없습니다. 단지 좀 느리고 사용이 불편하여 예전에 처음 인터넷을 사용하던 그 시대의 불편함이 좀 있습니다. 자동으로 되는 것보다 뭐든 수동으로 해주고 기억하고 관리를 해야하는 엄청난 수고를 해야 합니다. 처음은 굉장히 기대를 하고 보았는데 그 불편함과 각 도서관에서의 어플이 크레메카르테와 잘 호환이 안되어 자주 본체를 프리징하게 만듭니다. 서비스도 이상하여 문제가 생겨 예스24에 서비스를 받으려 전화를 하면 거의가 관련 어플싸이트로 전화를 해보라는 말이 일상입니다. 좀 더 고객에게 다가가는 서비스를 안하면 이것도 곧 뭍힐겁니다. 그 많은, 영원할 듯했던 전자기기들처럼 말입니다. 그 예전의 PMP가 생각나는 군요. 거의 20-30만원의 상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구매하여 대중교통에서 영화를 떡하니 보던 그 자랑스럽던 기기가 한 2-3년 유행이 되다가는 그 불편함에(용량도 문제이고 다운도 해야하고, 인터넷으로의 연결은 거의 안되고..) 사라지고 만겁니다. 그 귀했던 PMP도 USB나 보조 메모리도도 사용되지 않고 지금은 어딘가 아주 깊숙한 서랍장에 쳐 박혀 있으니 말입니다.   

      

    

   이북리더기 옆은 메모장입니다. 가장 부드러운 송아지가죽으로 겉면싸여진 중간 크기 노트입니다. 이것은 딸아이가 산것이고 처음 며칠은 사용을 했던 우리 딸의 자취가 있습니다. 딸아이가 그림이든, 일기든, 나름의 짧은 소설을 적어둔 노트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뭘 계속 하지를 못하니, 여러 노트들이 십분의 일도 사용을 하지 못하고 구석에 쳐막히거나 여기저기 뒹글게 됩니다. 난 그런 노트들 중에 맘에 드는 것을 잡아 나의 메모장으로 사용을 하는 거지요. 한 5년후에 그걸보면 아이의 메모와 나의 메모가 함께 공존하는 그런 노트가 됩니다. 잊어버린 기억의 조각을 찾은 것처럼 나중에 그런 노트를 보게되면 딸은 무척 신기해 합니다. 좀 더 자라면 스스로가 그렇게 관리를 했으면 합니다. 

  그 노트에는 책을 보면서 내 마음에 와 닿는 그런 문장을 적어두는 곳입니다. 마치 내가 그책을 읽은 증거를 남기려는 스스로의 노력같기도 하고 나중에 뒤적이며 읽어보면 그 느낌이 새롭습니다. 아 그래 이런 생각이 이때는 들었었지...왜 이런걸 적어 두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고, 무슨 느낌으로 적었는지 모를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의 글씨체, 사용하던 펜의 느낌, 펜의 색깔, 그런걸 보면 그때의 나의 정신상태를 스스로가 짐작을 할수 있어 나로서는 정말 인생의 순간을 기록한 노트가 되는 겁니다. 누군가는 그런 노트만을 모아둔 것을 모아서 책도 내고 그런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하더군요.   

  그 옆의 조그만 네모난 병은 "오자(Oojra)"라는 방향오일입니다. 금년의 나의 생일에 대학을 다니는 아들에게 받은 방향제같은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항상 나에게 선물을 하더라도 20불은 넘지 않는 범위로 하라고 하는데(스스로 벌지 못하니 돈이 없으면 당연 또 나에게 부담으로 와닿겠지요.) 세일을 해서 싸게 샀다며 나에게 줍니다. 남자아이 답지 않게 향초며 방향제를 좋아합니다. 한번은 본인을 위한 스스로의 선물로 향이 좋은 향초를 사서는 가끔 밤에 켜두고 사색을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실 집안에 냄세 제거로 방향제를 걸어두기는 했지만 나 스스로를 위하여 즐기기위하여 그런적이 없어서 좀 새로운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오일의 병과 함께 앏은 막대기 같은 리드가 10개가 함께 들어 있고 이 리드를 그 오일에 넣는 수에 따라 향의 짙기가 조절이 됩니다. 결국 그 리드를 넣어 그 리드에 퍼지는 향기가 밖으로 나와 나의 코에 들어오는 식입니다. 하루 혹은 이틀에 한번씩 그 리드를 뒤집어 오일안으로 바꾸어 주면 향이 지속적으로 풍기게 됩니다. 얼마나 갈지를 모르니 나는 그 열개의 리드 중 3개를 넣었다가 향이 좀 약해 한개를 더 넣고 4개로 운영을 해봅니다. 그 리드가 영원한게 아니고 먼지나 시간에 따라 더 이상 향이 안 날경우 바꾸어 주라고 하니 말입니다. 여러 향기 중에서 아들은 나에게 벗꽃향기가 나는 향을 선물했습니다. 사실 벗꽃이 피는 것을 보기는 했지만 향이 있다고는 아니 향을 맡은 적은 없던차에 그 향을 맡으니 아주 은은하고 좋습니다. 가끔 이 향을 맡으면서 아...아침이 너무 좋다. 오늘은 참 행복하다. 이렇게 사는 것도 참 좋다하는 긍정 에너지가 막 쏫습니다. 혹시 시도해보지 않았으면 정말 추천을 합니다.  너무 신선합니다. 침대를 한 구석에 놔두니 잠을 자려 누우면 그 향이 솔솔 코로 들어와 아주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심지어 잠결에도 그 향은 나를 감쌉니다. 

  마지막의 것은 나의 커피와 커피컵입니다. 캐나다에 와서 처음 산 커피머신인 네스카페의 캡슐커피 <돌체 구스토 -Dolce Gusto> 커피기계를 침대옆에 두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립니다. Dolce는  sweet란 뜻이고 , Gusto는 역시 이태리어인데, 영어의 Tastes에 해당하는 sweet tastes란  뜻이라고 합니다. 이제 그애의 나이도 거의 10살이 되었군요. 거도 나이가 먹는지 조금씩 물이 옆으로 세긴하지만 아직까지는 달래가면서 사용을 합니다. 이유는 내가 단언하건데 이건 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입니다. 아무리 공짜로 주더라고 그 탄냄세가 나는 듯한 맥돌날드의 커피와 다르고, 캐나다 국민의 커피라는 팀홀튼의 아주 개성이 없는 진하지도, 그렇다고 연하지도 않은 애매한 맛과는 다르고, 정신을 버쩍 차릴때 마시는 스타벅스의 커피와도 다릅니다.  커피잔은 하얀색으로, 뉴욕에 여행을 갔을때 중심가의 스타벅스에서 산 컵으로 그 크기며 모양이며 무게가 정말 내 맘에 꼭 드는 그런 컵입니다. 컵의 끝부분을 입을 대고 마실때 보이는 그 검은 그림자가 뉴욕의 정경을 보여줘 그 때의 그 순간의 여행 동행자들, 했던 일들, 처음으로 간 그 장소들, 그 쌀쌀했던 날씨, 느낌등이 막 솟아 납니다. 그런 하얀잔에 내린 커피는 크림을 넣지 않았음에도 약간의 갈색과 흰색의 크림색을 커피의 겉면에 살짝 보여주며 그 속살의 짙은 갈색의 커피가 향을 구수하게 뿌립니다. 아주 지적인 향이 납니다. 너무 진하지도 않고, 너무 약하지도 않으며, 너무 가볍지도, 탄내도, 너무 오래 열판에서 보온한 묵은 커피냄세도 아닌, 정말 신선한, 딱 지금이 아니면 마실 수 없는 그런 맛을,향을 냅니다. 아.좋습니다.

   그렇습니다. 안되는 인간관계를 억지로 만들어 나 친구있다고 스스에게 위로를 하는 그런게 아니고 나에게는 이런 조그마한 것들이 나에게 매일 매일을 열어주고 가까이 있으면서 의미를 주는 친구입니다. 심심할때 읽을 거리를 제공해주며 더불어 나를 성숙하게 가르켜주고 이끌어주는 교훈을 주는 책을 무한대로 담고 있거나, 답답한 나의 마음에 뭔가를 고백하고 싶을때 털어 놓을 수 있는 노트, 부면에서 항상 좋은 향을 풍기며 나도 남들에게 그런 좋은 향의 사람이 되라고 힌트를 주는 친구, 또 아침을 활기차게 머리를 맑게 매일 매일해 주는 친구, 과연 사람에게 이걸 다 기대할 수있을까요? 나에게 매일 조금씩 자신의 재능을 공유를 해주면서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그런 물건들입니다. 행복이라는게 멀리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요즈음은 점점 더, 자주 느낍니다. 책에서만, 위대한 사람이 말을 해서만 가지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생활에, 내 근처에 이렇게 조그마하게 위치하고 있습니다. 

   가끔은 이런 물건들도 정말 뭔가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만하면 됐다고, 이제까지 잘 왔다고, 고생많이 했다고 말입니다. 그 유명한 세기적인 베스트셀러책인 성경에서 혹시 보셨나요? "Enough is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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