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57의) 산티아고 순례길 19일차(26.3K)- Calzada de goto to Reliego
7월 16일. 30킬로 같은 26킬로. 아침 5시 기상. 50분 출발.
일찍 나가려 했으나 알베르기의 호스피텔러티(오늘이 첫날이라는 자원봉사자)가 아침을 차려준다. 커피에 빵을 꾸역꾸역 먹고 나오니 달과 별이 떠있는 한밤이다. 어딘가 헤드라이트가 있지만 가방을 뒤질 엄두가 안나 핸폰으로 비추고 길을 찾는다.
어제 왔던 길을 한참을 내려가 다시 여정에 든다.새벽 출발은 미리 길의 방향과 헤드라이트 준비를 해야겠다.
일찍 일어난 것도, 안 먹던 아침을 무리하게 먹은 것도, 어제 코골이 신경 쓰느라 자는 둥 마는 둥, 위는 춥고 아래는 땀범벅으로 일어나 컨디션이 난조이다. 오늘 제대로 걷기를..부엔 카미노.
(비르헨 데 페랄레스 예배당) 베르시아노스 주민들이 4월 마지막 주 일요일 '라 페렐라'로 알려진 성모상을 모셔가려 여기까지 순례길을 걷는다고 한다.
들판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가는 오전 내 속이 울렁거리고 메슥거리며 어지럽다.
아.. 그만 서버리고 싶은 생각이 불끈..
앞서서 걷는 21이 물집에 저리 걸으니 나도 따라 걷지만 자꾸 뒤처진다.
아무래도 난 순례길보다는 로드트립이 맞나 보다. 어디든 서고 쉬고 조정할 수 있는.
이 순례길을 중간에 마을이 없으면 꼼작 없이 15킬로(보통)땡뼛을 걸어야 한다. 협소한 작은 의지라도 발견하면 5분 정도 휴식. 뒤에 오는 이를 위해 내주어야 한다. 즉 내가 쉬고 싶다고 아무 때나 쉬지 못하고 조건이 맞아야 한다.
한 걸음 앞만 보고 간다. 저 앞이 너무 멀어보인다..
겨우 온라인 숙소 중 한군데를 찾아 체크인을 했다. 오늘은 무조건 2인실이다. 가격은 한 10€정도 추가해야 하지만 지금 컨디션을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남들에게 피해줄까봐 한 2-3일 벙커배드자면서 수시로 긴장을 한게 문제인 듯하다. 잠을 편히 자야하는데.
조용히 잠 잘자는 사람이 넘 부럽다.
여하튼 낼을 위해 준비해간 감기약을 먹고 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