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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부 자동차여행: 로드트립12일 로키7.워터턴레이크 국립공원(Waterton Lake National Park) 크립트호(Crypt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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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20.(목) 로드트립 12일째. 로키7일

여행루트 : [로키7일] 알버타주(ALBERTA)  워터턴레이크 국립공원(Waterton Lake National Park) 크립트호(Crypt Lake) 트레일


어제 호수가에 있는 선박장에서 본 여행상품중 크립트호(Crypt Lake) 트레일이 절경이라는 말을 듣고 한번 가볼까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니 아침에 결정하자 하고 일어나니 9시 30분. 할 수있을 듯하여 10시에 크립트호(Crypt Lake) 트레일로 떠나는 셔틀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이동을 합니다. 15분정도 걸리고 인당 25$불이네요, 말하자면 워터 셔틀 서비스라고 여기서는 불립니다. 타운싸이트의 남동쪽에 위치한 크립트호인데 이 호수는 눈 쌓인 절벽이 지켜주는 신비의 호수라고 한다네요.워터턴레이크 국립공원에서 이 신비의 호수로 가는 하이킹이 가장 유명하고 인기라네요. 그럼 우리도 가야지요..감기몸살로 어디까지 갈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는데 까지가자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무거운 발길을 옮기어 봅니다.  



선착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앉아 물의 움직임을 느끼고 저 멀리 산이며 호수를 구경하자니, 맞은 편인 Crypt Landing에 도착을 합니다. 


선박장에 내려 이정표에는 보니 8.7k로 편도 꼬박 3시간이 걸리는 아주 야심찬 하이킹코스입니다. 왕복표를 끊었고, 4시와 5시의 돌아오는 배편이 있는데, 혹시 모르니 마지막편인 5시를 예약합니다. 이곳에서 배를 놓치면 아무것도 없는 이곳에서 하루밤을 보티어야 한다고 합니다. 집도, 마을도, 상가도, 사람도 안사는 그야말로 무인도 같습니다. 어째든 시간안에 되돌아 와야합니다. 내린 여행객들을 보니 다들 예사롭지 않습니다. 신발도 예사롭지 않게 다들 전문 등산화를 신고 있고, 지팡이 같은 것도 휴대하고 이거 우린 달랑 운동화에 물 한병, 뭔가 위기감이 느껴지며, 너무 준비를 안했나 싶어 마음이 좀 불안합니다. 가다 길을 잃으면 어쩌지...가는 사람 끝을 잘 붙들고 가야 겠다 싶습니다. 



가는 길에 4개의 폭포가 있고 정상에는 그 유명한 크립트 호수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지상에 잇는 여의 호수와 다르게 산을 넘어 넘어 산 위정상에 있는 하늘 호수입니다. 백두산 천지 같을 까요? 가본지는 않앗지만 누구나 마음에 한번쯤을 백두산천지를 보고싶다는 마음은 있잖습니까 이걸 일단은 그거라 생각하고 맘을 단단히 잡고 길을 나섭니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아주 쌩쌩 우리를 초월하여 잘도 나갑니다. 초반부터 활기가 찹니다. 길의 시작은 풀들이 아주 무성하고 응달이 지어 어둑한 길을 한참 타고 가는 코스입니다. 길이 평지라 지금은 할만 합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끝없는 오르막길입니다. 기본이 오르고 내리는게 하이킹을 기본인데 기본에 충실한 코스가 아닌가 봅니다. 내리 한 30-40분을 오르막만 갑니다. 와..이건 진짜 장난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5년만 늦게 왔어도 포기하고 그냥 도착한 곳으로 되돌아가자고 했을껍니다. 돌산이 험준하고, 물기는 없지만 운동화로는 바닦이 미끄러운 느낌이 나니 발바닦에 더 힘을 주어 걸어 나가야 합니다. 생삿해보니 4개의 폭포라는게 산마다 있나봅니다,그럼 네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는 말이구 시작은 했으니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수 밖에요. 


어느 전문 등산가의 말이 떠오릅니다. 높은 산을 오르는데 절대 산의 정상을 보면 안된다고, 마음이 급해지고 속도를 감당이 안되고 나중에는 무리하다 포기하게 된다고 합니다. 높은 산일 수록 그저 나의 앞다리만 보고 가야 한다고 합니다. 나의 한걸음 한걸음 그렇게 가다보면 그 한걸음이 저 먼 산 꼭대기까지 이끌어 준다고 하데요. 저도 묵묵히 나의 한걸음을 집중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려 힘씁니다. 중간에 몇번의 위기가 닥쳐서 더 이상 못가겠다고 주저 앉고 싶은 적이 잇었지만 나와 같이 다른 이들도 중간에 쉬며 주저 앉아 멀건 얼굴로 목을 축이는 것을 보니 이상하게 힘이 생깁니다. 더군다나 초반에 우리 앞을 추월하여 잘 가던 무리가 길에 쉬고 있어 우리가 추춸도 해봅니다. 힘들기는 힘드네요. 그래도 가치가 있을겁니다. 다른 산은 그저 정상에 올라 밑을 내려보고 바람을 맞고는 내려오는 거지만 우린 산 정상에 호수가 있어 그 "하늘 호수" 의 절경을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프로 등산가의 이런 말도 생각이 나네요. 본인은 산 정상에서 산을 보고자 그 동안 많은 산을 올랐으나 사실 그리 많이 산을 보지 못했는데, 은퇴를 하고 동네의 뒷산을 오르면서 더욱 더 많은 산을 보게 되었다고요. 산이 정상이라는게 한곳에만 있는게, 가장 높은게 아니고, 가는 중간 중간 걸음마다 그게 산이고 그게 산의 정상이고 산을 느끼는 거라고요. 참 많은 내용을 포함하는 진실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도 안올것 같던 정상근처인가 봅니다. 정상근처에 엄천난 것을 보게 될거라 하던데 그들이 말하던 가파른 돌길(가로 실이 약 30센티로 안되보입니다.)이 보이고 밑은 천길 낭떨어지입니다! 조금 걸어가면 바위를 올라가야하고, 그 바위 옆에 불들고 갈수 있는 쇠줄이 보입니다. 마치 설악산 정상 근처에 쇠로 된 사다리를 딛고 위로가면서 잡던 그 쇠줄말입니다. 그 위로는 동굴이 있어보이는데 양편으로 이동이 불가한가 봅니다. 외 길이라니 상대편에서 하산자가 있으면 기다렸다가 몇명이 지나가는지 신호를 한 후에 이쪽에서 쇠 사다리를 오르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한 두팀이 내려오는 가 싶어 길옆에 기다리는데,그게 다가 아닌가 봅니다. 자꾸 사람들은 건너오고 기다리는 동안 자꾸 눈은 아래의 천길 낭떨어지로 향합니다.심각한 고소공포증같은것은 없더고 생각을 하지만, 고층아파트에가면 배란다로 내려보는그런 짓은 절대 하지 않는 소심한 고소공포환자인데, 결국 한 15여분을 기다리며 밑을 보다 우리차레가 되어 길을 나서려는데 웬일입니가? 마음은 어서 피하고 싶은데 오금이 저리고 발이 안 떨어집니다. 앞선 사람은 빨리 오라는데 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가 결국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도대체 왜 이게 무서운가요 다들 다 잘 건너고 잇는데, 심지어는 6-7살보이는 아이들도 성큼 성큼 잘오고 나보고 더 나이가 있는 시니어도 잘 걷는데 난 그냥 너무 무섭다는 생각만 들고 못움직인다는 생각만 들면서 그 자리레 주저앉아 바위를 잡고 웁니다. 주변에서 사람들이 웅성 웅성합니다. 그들도 당황스러웠나 봅니다. 다 큰 어른 여자가 외길 한가운데서 바위를 붙들고 엉엉울고 있으니, 한참을 울고나니 다리가 좀 풀리는듯 합니다. 가야 합니다. 뒤는 밀고, 앞은 나가야하고 어째든 나아가야 합니다. 잠시 숨을 돌린 후 큰 호흡을 두세번 한 후에 쇠줄을 붙들고 걸음을 떼어봅니다. 절대 밑을 보지말자 그냥 평지라고 생각하자 하며 한걸음씩 한 걸음씩 사다리를 올라, 동굴을 통과하고 바위를 내려가 드디어 평지에 내립니다. 속으로 생각을 했죠. 다시는 이런곳을 안온다.내 생전에는. 

남편은 어쩌면 그리 태평하고 한발로 서서 사진기로 나의 모습을 찍었다고 좋아합니다.애들에게 보여준다고, 사진이 많이 조정되어 나온듯 합니다. 낭떨아지도 안나오고 길만 보이는 사진은 참 평이해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는 절대 사진처럼 쉬워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봉변을 당한 그 포인트도 아니고요. 말은 그렇게 놀려도 압니다. 남편도 무척 그 순간 당황했을 겁니다. 25년을 살면서 이런곳에 온적도 없지만 이렇게 길에서 엉엉거리고 울어버리는 저를 본적이 없을테니까요. 항상 바늘을 찔러도 안들어갈 사람이라고 생각했을테니까요. 


사람마다 의외로 보기와는 다르게 아주 약한 부분이 있습니다.그걸 외국말로 "아킬레스건"이라고도 하고 우리말로 "역린"이라고도 하지요. 그 단단한 용의 껍질을 뚫을 수가 없는데, 목의 한가운데 그 비늘이 꺼꾸로 나있는 곳이 있고 그게 용의 최대 약점포인트라고 하지요, 그곳을 공격해야만 용을 죽일수 있다고요. 그런 약점이 사람마다 "정말 의외인데" 하는 부분에서 나오게 되죠. 문제는 그런 부분을 일부러 "나 이게 약점이야"하고 이야기하지 않고 도리어 숨기고 보통 산다는 말입니다. 상대방을 알아가면서, 배워가면서,살아가면서 깨우쳐야하고 배려와 사랑으로 그걸 덮어주고 이해를 해주어야 하니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인간이 간사하여 평소에 알게되더라도 싸우거나 본인이 위기에 몰렸다고 판단되면 그걸 폭로하고 공격하기가 쉽지요, 이렇게 적고 있는 나도 참 반성할 게 많습니다. 나의 경우는 존중받고 싶은데 남의 경우는 뭐 그런걸루하면서 무시하기도 하니까요. 좀 더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인간적인 성숙으로 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는게 나의 50 이후의 목표중에 하나입니다.



겨우 겨우 도착을 했습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아직도 가슴이 벌렁 벌렁하여 좀 앉아 휴식을 해야 할 듯합니다. (그 사이 누가 본 사람은 없겠지하며 주변도 쳐다봅니다...) 고개를 들어 먼곳을 한번보고 머리를 들어 하늘은 한번보고 큰 숨을 들어바신 후 눈앞의 호수를 드디어 쳐다보는 여유를 갖습니다. 물 색깔이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아..이래서 다들 여기에 오는 구나싶네요. 기운이 남은 사람들이 멀리 빙하가 보이는 호수의 끝으로 하이킹을 갑니다. 그곳까지 갈수 있는 트레일이 있나봅니다. 사람의 크기로 볼때 아주 먼거리같아보입니다. 사람이 개미만해 보이니까요. 욕심은 나지만 같은 그길을 내려 갈일을 생각하니 은근히 걱정이 앞섭니다.체력보존 차원에서 그냥 지금은 좀 쉬자 합니다. 간단히 준비한 요기거리로 점심을 먹구, 한 30분을 쉽니다. 가족단위로 온사람은 호수로 뛰어 들어가 열기도 식히고 수영도 하네요. 참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역시 오르막보다 쉽네요. 풍경도 한결 편하게 보이고요 아마 끝을 알면 이런가봅니다. 한 삼십분전과 같은 곳인데 이리 마음이 간사하게 여유도 생깁니다. 다행입니다. 쉬면서도 내려갈 일이 내심 걱정이 되었었는데요. 여유있는 마음으로 사진도 여러컷을 찍어 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중간 중간 계곡에서 2번을 쉬고야 겨우 산아래의 선착장에 도착을 합니다. 이곳은 정말 건조 한개 맞나봅니다. 땅바닦의 엄청난 먼지를 보니 비가 온적이 거의 없는 듯해보입니다. 그냥 걷는데도 뒷사람은 먼지를 뒤집어 쓰게 되네요. 땀에 먼지에 온몸이 아주 비빕밥이네요. 중간에 떨아지는 긴 폭포도 보고 짧은 폭포도 보고 돌산에 뿌리를 내리는 질긴 생명력들에 감탄을 하면서 조금식 조금씩 내려갑니다.





배를 타러 선창장에 가니 선창장에 나무의자가 있어 앉아 쉬니, 옆 사람이 나를 보고 갸우뚱하더니, "You did it. Did you see it? good for you..." 하구 말은 겁니다. 아이구 맙소사. 아마 내가 그 사건을 치르는 시점에 내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모양입니다. 옆에 아들인가 일행을 불러서 이야기까지 해줍니다. 아주 민망한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배가 들어오고 간단히 인사를 나눈후에 얼른 배편으로 가서 한쪽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옆자리에 누가 앉나보니 그분들이 내 옆자리에 자리를 잡습니다. 난 피하고 싶었는데 그 분들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가 봅니다. 또다시 그이야기를 시작하며 즐거워 합니다. 자기는 여기를 30년전에 자기 아버지하고 왔었는데(한 50대 중반이나 60대로 보입니다.) 그곳이 전혀 기억이 안난다고 이번에 자기 아들하고 왔다고 하네요. 머리에 쓴 캡모자가 눈에 들어오는데 찢어진 한 귀퉁이를 호찌케스로 박아 붙인게 보입니다. 검소한 삶이 엿보이고 웬지 친근한 느낌듭니다. (좋은 아이디어 같아 나중에 나도 그렇게 이용을 해보았더니 아주 경제적이고 쉽게 수선하여 쓸수 있네요.)


캠핑장에 도착을 하고 바로 샤워하고 잠에 떨어졌습니다. 갔던 일이 꿈같으며 아주 달게 잠을 잘자고 일어나보니 텐트가 아우성입니다. 오후 늦게 몰아닥친 바람이 엄청 심하여 텐트가 날아갈 지경이고 바꾸에 둔 물건은 이리저리 소리를 내며 둥글어 다닙니다. 정리를 좀 하고 텐트로 단단히 다시 잘 묵어둔후에 늦은 저녁을 먹고는 아이스박스에 흐르는 물을 쏟아내고 얼음을 채우기 위하여 얼음파는 곳을 찾아보지만 너무 어두워 샆을 못찾고 그냥 텐트로 돌아옵니다. 조금 남은 금쪽같은 김치가 어디까지 버티어 줄지 모르겠습니다. 오랜만에 다 각자 떨어져 이 여름을 보내는 가족들과 안부전화를 해봅니다. 로키 여행중에 어려운 점은 중간 중간 통신이 두절된다는 사실입니다. 가끔은 숙박도 여행도 셀폰을 지도로 찾는데 통신이 두절되어 지도를 보고 엉금엉금 돌아다닐때입니다.이젠 통신이 단지 취미와 여유를 지나 절대적인 생활인프라가 되었는데 이곳 로키는 거의 60-70%가 통신이 두절입니다. 오시는 분은 이점을 유의 하시기를 바랍니다. 현재 대학생인 아들은 한국에 가있고, 딸은 에어카텟(공군)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3주간의 캠핑을 가 있는 상태입니다. 다들 바쁘게 잘 들 지내고 있습니다. 다행이고 반갑습니다. 점점 갈수록 아이들에게 우리 부모는 존재감이 적어지겠지요. 우리만의 재미거리를 찾아 인생의 마지막을 잘 준비하고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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