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인터넷에서 나이아가라(Niagara)에서 토버모리(Tobermory)까지의 하이킹하는 사람의 꿈인 캐나다 브르스트레일(Bruce Tail)을 함께하는 사람을 찾는 광고를 목요일밤에 보고 연락을 하니 가능하단다.
그 주 토요일인 어제 첫 산행을 시작한다고 한다. 태어나 30키로를 걸어본 적이 없어 불안했지만, 지금 이시점, 이상태가 아니면 앞으로는 더 힘들 것같어, 겨울내 조금씩 걸었던 체력을 믿고 도전을 해보기로 했다. (나중에 사람들을 만나보니 이 모임을 주관하신분은 50년생, 68살인 분도 동기가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것 같어 인생의 마지막이다하고 도전을 한다는 하이킹 30년의 전문가시다.ㅎㅎ)
하루 30KM로도, 거의 30일을 걸어야하는 895키로, 계속하는게 아니고 일주일 혹은 이주일에 한번씩 하는 등반이니 체력에 큰 문제가 없으리라하는 생각이 들어 용기가 난다.
모임을 주관하는 분은 아이작과 스패치등이 필수 아이템이라는데 시간도 없고 날씨도 따뜻할것 같어 등산화와 물을 준비 모임장소에 아침 7시 도착했다. 생각과 달리 여자분 3분, 남자분 2분이 있어 나까지 6명이 명실 공히 첫 멤버가 되었다.
모임장소인 이토비코(토론토 서쪽 20분거리)에서 차를 나누어타고 더 서쪽인 나이아가라로 한시간 가량을 운전하여 차량 한대는 오늘의 종착지인 30키로 지점인 St. Chatharines에 주차, 다시 20분정도 내려가 첫 장소이며 브우스트레일의 시작탑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국민체조도하고 손을 맞데고 화이팅을 하고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공식 트레일 시작을 알리는 탑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성인 키만하고 돌로 쌓아진 아래의 모양이다.
캐나다에서는 아주 드믄 지하차로(호수 밑의 도로란다)를 통과했는데 경황이 없어 사진을 못남겼다. 아쉽다. 정말 호수밑인지 물을 찾다가...
확 펼쳐진 초원도 지나고...
고속도로 다리위도 지나가고...
지하의 동굴도 지나가고..
한 10km를 걷다보니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한다. 신발을 좀 넉넉한것을 신고 양말도 두개를 신었건만 발이 바닥에서 도는 모양이다. 이 기회에 신발을 구입할까..
아직 싹이 트지않은 숲속에는 누군가가 나무로 세운 티피도 보이고..
20km를 걷다보니..
아..종아리며 허벅지가 뻐근하다못해 약간의 통증이 온다. 발바닥은 더욱 심하게 아프고 각 발꼬락들도 아우성이다. 물집이 잡히기 시작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 이게 시적이겠지.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바디의 컴플레인을 무시한다. 앞으로 10키로를 더가야한다.
철길을 가로 지르다보니 한국과 똑 같다. 그럼 사람사는데 같은 것도 있지..
25키로를 넘어서니 무릎과 엉덩이와 허벅지를 잇는 관절이 아프다.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걷을때마다 고통이 느껴진다. 고지가 저기다. 고통도 즐기저 이 마지막순간에는..하는 마음으로 가져간 초코렛을 먹으며 늘어지지말고 가볍게 발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자하니 신기하게도 몸이 가벼운것 처럼 속도가 난다. 걷자 주저 안지말고 대신걷자 하며 힘을 내 본다.
저 멀리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분이 소리를 지르며 손을 흔들고 계신다. 인생의 소원이였다는데 최근 암수술을 받아 전구간은 아니지만 처음 한시간정도와 끝 한시간정도 걷는거로 조율을 하고는 차운전 지원을 맡어주시기로 한분이다.
그분이 아니면 이 계획 자체가 어려울뻔했는데 고맙다.
멀리서 흔드는 그 소리와 웨이빙에 힘을 입어 오늘의 종착지인 도착장소로 간다. 아침에 보이던 안개가 걷히고는 맑은 호수가 드러나 있다.
갈증과 허기짐, 아..한잔의 시원한 맥주를 집에 가자마자 먹어야지, 오늘은 그럴 자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