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행복한 날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국화차를 한잔담고, 디퓨져의 체리꽃 향을 은은하게 맡으며, 하늘을 보니, 하얗습니다. 오후에 폭설이 내린다는데 그래서 인가봅니다. 이북을 꺼내 읽다 문뜩 이란 문구가 눈에 들어 옵니다.
"돈으로 살수 없는게 무엇인가?" 하는 경제학자의 질문입니다.
"선물"을 돈으로 주게되면, 선물이라는 서로를 알아가는것에 대한 의미가 달라지며 목적이 변하게 되니 살수 있는게 아닌 품목이 되고,인간의 "장기"는 돈으로 불법으로 살수 있지만, 산 후에 이를 사용하는 목적이 바뀌는게 아니나(누군가 목숨에 필요한 사람이 사용을 하느거니), 도덕적으로 불가한 항목으로 도덕적 구매불가 항목이고, "우정"은 돈으로 사게 되면 돈이 없어지면 그 본래의 의미가 없어지거나 변하게되니, 살수 없다는 품목에 해당한다는 설명과 근거등, 일반 경제학자의 입장이 아닌 일반인이었던 나에게 여러방향으로 생각하게 끔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끝에 오랜만에 옛 고등학교 친구가 뚝하니 생각이 났읍니다. 최근에 다른 친구를 통하여 혹시 물어보니 그 친구가 연락처를 가지고 있었고, 언제해야지 하며 적어만 두고 때를 그냥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던 차였습니다. 제가 갑자기 해외로 나오며, 나 나름데로는 언젠가 거기로 가면 그 친구를 만나겠지, 뭐 이별의 인사나 전화가 필요한가 하며 10년이 지났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도 자주 연락한 건 아니겠지만, 서울과 지방에 사는 중간 중간 , 서로의 근처에 가면 연락을 하고 만난걸로 기억이 됩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우리는 그 장소에/그 자리에 있으니(서로 아는 곳에) 연락을 자주 안해도 익숙했는데, 여기 저기를 통하여 제가 해외에 나가산다는 말을 들은 모양이고, 연락할 길도 없고 좀 속상했던 모양입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 친구의 카톡을 알게 되었고, 역시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어하는 마음으로, 말한마디 던져봤습니다. "하이~"
그 친구의 대답이 한 10초 후.."야!"
그 말이 웬지 싫지 않고, 은근히 반갑습니다.화가 났구만.나를 그리 보고 싶었나? 은근히 "내가 이긴것(^^)" 같습니다.
나이 50이 넘었는데도 은근히 옛 친구 놀리는 재미가 되돌아 옵니다. 목소리가 어찌 변했는지, 우리 나이에는 그 인생이 목소리며, 얼굴에 묻어나는게 아닐까요? 멀리서 얼굴은 못 보지만(영상으로 해도 되겠지만..서로 갑자기 그렇게까지는 무리다 싶었습니다.) 목소리를 들으면 한결 가깝게 느껴질 듯하여 시도합니다. 바로 들리는 정다운 목소리.."야!"...ㅎㅎㅎ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그후 40분정도 계속되었고 그 짧은 시간에 약 15년 동안에 우리가 어찌지냈는지를 훌터 내려감니다. 지금 뭐하는지, 어찌 사는지,어찌 변했는지,애들은 어떤지, 남편은 어쩐지, 부모님은 어떤지, 요즘의 새로운 관심거리는 뭔지, 이젠 우리가 어찌 사는게 맞는걸까까지, 친구여서인가요, 같은 나이또래여서 그런가요,비슷한 고민, 비슷한 도전,또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게 무척이나 반갑고 신납니다...할말이 많~~지만 그 곳은 12시,한밤중이니 놔줘야 합니다. 저는 그런 생각 깊은 친구입니다.하.
전화를 놓고 잠시 그 친구에 대하여 생각을 합니다.
고등학교 입학 후 첫 반미팅 시간이었듯합니다.아직 서로 얼굴도 서먹하고 알지 못하는 상태로 반의 무슨 일인가를 의논하는데 제가 뭔가 의견을 냈고, 그 의견에 반하는 의견을 강하게 내는 안경을 눌러쓴 친구가 바로 그녀 였습니다. 흠..강성인걸..보이는 것과 다르게..그렇게 우린 서로를 알아가고, 가끔은 서로 반하는 의견에 다투기도, 싸우기도, 삐지기도 하며, 그 아이는 예상대로 문과 쪽으로, 난 이과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반이 멀어지며 자연스레 멀어지다 대학의 도서관앞에서(학생때는 아무리 놀아도 도서관 앞이 아무래도 안심이되고 더 즐겁지요.) 우연히 만난 이후로 또 다시 우리의 역사를 함께 이어 갔습니다. 졸업했고, 취직하고, 서로 다른 환경과 도시에서 열심히 살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가끔 고향에 내려가면 얼굴보고 수다 떨고..그러던 친구였습니다. 참 책을 좋아하고,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이름을 절대 잊지않아, 무슨 이야기하다가 뚝 책이름을 말하면 누가 말하면, 그 누구누구 하고 영어된 주인공이름을 척척 잘도 말하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딸부자집의 맏이이기도 했구요.
그런 친구를 잠시 놓았었습니다. 삶이 바빴다고, 나도 열심히 살았다고 그리 스스로 위안을 삶고, 서서히 공장의 한 부품으로 열심히 맡은 바를 지켜나갔었습니다. 처음 배운 스키에서 서는 법을 배웠으나 몸에 익지 않았는데 모험을 한다고 높은 곳을 오르는 도전(객기)을 하다 가속을 못이겨 서지못하고 계속 떠 밀리듯 내려가는 그런 기분...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그게 그 순간의 최선이다하며,두렵우면서 그렇다고 못하고 계속 내려갔습니다.
50이 되니 좋습니다. 좀 더 여유가 생기고 나이를 무기삼아 무언가를 도전할 명분도 생겼습니다. 이젠 못서서 구르는 게 아니고, 조그마한 개울에 흐르는 물처럼 자연스럽게 흐르고 싶습니다. 이거 저거 반하지 말고, 비교하며 의기 소침해 하지 말고, 이기려구만 하지말고,이렇게 순은하며 흐르면 강도 만나고, 바다도 보지 않을까요?
2017년 마지막 끄트머리에서 좋은 시대의 편리성에 의하여, 쉽게 찾고, 편하게 무료전화하고, 연락을 이어가, 다시 역사를 연결해나갑니다.오늘 이렇게 좋은 아침을 맞이 할 수있게 친구와 통화도 하고, 또 연락도 먼저 할 수있는 생각을 갖게 해준 나의 조그마한 이 여유가, 나를 풍요롭게 합니다. 남이 나에게 한것 보다 내 스스로가 이 요유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소중한 시간을 즐겼습니다. 참 의미있는 일을 오늘 했습니다. 참 좋은 세상이고 참 좋은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참 행복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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